담임목사님 목회방 - 성지의 현장에서 바라 본 묵상 (12)

참빛교회

2015년 3월 6일 오전 07:12

감람산 정상에 서면 기드론 골짜기 건너편으로 예루살렘 성벽이 길게 늘어서 있으며 한 가운데 이슬람 사원인 황금돔이 우뚝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서 있어야 할 그곳에 이방 신전이 들어서 있는 것을 보는 나의 마음도 이렇게 씁쓸한데 이스라엘 사람들의 마음이야 얼마나 원통하고 한이 맺혀있을까,,,? 

그들이 오늘도 통곡의 벽에 메어 달리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옛날 예루살렘 성전의 한 부분이었던 통곡의 벽이 이스라엘이 소유한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황금돔 위로 검은 구름이 빠르게 지나가고 파란 하늘이 곳곳에 나타나면서 맑은 하늘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예루살렘의 봄기운이 우리를 위해 다가오는 듯 했습니다.


감람산 정상에는 예수님이 승천 하셨다고 알려진 십자군 시대에 지어진 승천 기념교회가 서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벌써 러시아 사람들이 줄을 서서 탐방 중에 있었습니다.


승천 기념교회 안에는 예수님의 오른쪽 발자국이라고 하는 흔적이 남아 있는데 왼쪽 발자국은 중세 시대 무슬림들이 엘 악사 모스크로 떼어가서 보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순서로 보면 나중에 와야 하는 곳인데 비아 돌로로사의 길도 걷기 전에 승천의 현장을 오다보니 마음의 감동이 희미해져 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바람이 불어 구름을 몰아가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마지막 말씀을 되새겼습니다.

“갈릴리 사람들아 어찌하여 하늘을 쳐다보느냐, 너희 가운데서 하늘로 올려 지신 이 예수는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시리라.”
반드시 오실 주님이 지금이라도 오시면 “나는 어떻게 맞이할까?” 를 생각하면서 그곳을 나왔습니다.

감람산에는 좀 더 다른 느낌이 드는 특별한 곳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회칠한 무덤이라고 하셨던 엄청난 무덤들의 모습입니다. 그들이 여기 무덤의 묻히는 것을 가장 큰 소원 중에 하나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메시아가 예루살렘으로 오실 때에 여기 묻힌 시신들이 제일 먼저 부활하여 영광을 누릴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덤 하나의 값이 집 한 채보다 비씨다고 알려져 있으며, 지금은 무덤 터도 없어서 다른 사람들이 무덤 팔기만을 기다린다고 합니다.



유대인들의 부활에 대한 생각은 자기들은 부활하면 바로 천국으로 가지만 이방인들은 하나님이 선택한 자만 지하를 통해서 이곳으로 이동시켜서 부활시킨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그들을 자기들의 종으로 부리기 위해서 특별히 하나님이 선택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방인을 매우 무시하는 생각을 가지고 대합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무덤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지금보다 더 절실하여서 무덤을 해마다 하얀 회로 칠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마태복음 23장 27절에서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벼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이와 같이 너희도 겉으로는 사람에게 옳게 보이되 안으로는 외식과 불법이 가득하도다.”


그 당시 바리새인들과 종교인들의 위선과 이중성을 들어다 보신 예수님께서 이 길을 내려오시면서 문득 무덤이 눈에 들어오자 그들이 이 무덤들과 같다는 사실을 비유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23절을 보면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는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 바 정의와 긍휼과 믿음은 버렸도다.”
25절에는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이 하되 그 안에는 탐용과 방탕으로 가득하게 하는도다.” 하셨습니다.


우리가 상대방의 마음을 모르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누가 내 마음을 다 알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모르는 것이 천만 다행이고 은혜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이단처럼 교주나 목사가 성도들의 마음을 다 안다고 공갈협박해서 돈을 뜯어낸다는 기사가 생각났는데, 문득 목사에게 성도들이 마음을 알게 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갑자기 “하나님 성도들의 마음을 다 알지 못해서 감사합니다.” 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주님은 우리의 마음을 아시면서도 바로 심판하시지 않으시고 말씀으로 책망하시면서 회개하기를 기다리고 계신다고 생각하니 나의 생각과 마음을 바로 다스려야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무덤을 바라보면서 나의 이중성, 혹은 위선들에 대해서 철저하게 추적하면서,  나는 겉이 아름다운가? 아니면 속이 아름다운가를 비교해 보기도 했습니다.


감람산을 걸어서 조금 내려오다 보면 주기도문 교회가 나오는데 교회와 함께 자라고 있는 나무 두 그루가 올 때마다 자라나서 교회 전경을 가리기 때문에 제대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치셨다고 알려진 곳에 십자군 시대에 지어 놓은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교회 벽에는 세계 80여 개국에서 보내온 자국어로 된 주기도문이 걸려있는데 유일하게 한국어로 된 주기도문은 두 개가 걸려 있었습니다.



어떤 분이 주기도문이 캐톨릭 문구로 되어 있는 것을 보고서 교회 측에 개신교 주기도문도 하나 걸어 주기를 청원하고 많은 돈을 드려서 성사시켰다고 합니다.

마음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교회 지하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치셨다는 동굴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조용히 주기도문 송을 혼자 부르면서 주님이 가르치시는 그때를 생각하며 감사를 드렸습니다.

 


감람산을 조금 더 내려오다 보면 눈물교회가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을 보시면서 우셨던 장소에 기념교회가 서 있습니다.


교회당 안에는 미사가 진행되어서 들어가지는 못하고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맑은 하늘이 나타나 오랜만에 밝은 배경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곳에 오면 한번쯤은 울어야 하는데 밀려오는 인파로 조용하게 묵상할 장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눈물교회에 올 때마다 교회 앞에 심어놓은 가시나무를 보면서 손가락에 찔러 봅니다. 날카로운 것이 매일 아침 당 체크를 할 때 찌르는 바늘 침처럼 즉각 피가 나왔습니다. 아마 가시면류관을 생각하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상징성을 보여 주는 것 같았습니다.


 2년 전에 와서 교회 안에 들어가 교회당 창에 있는 십자가와 성묘교회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곳에서 십자가를 바라보셨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마지막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나귀를 타고 이 길을 걸어가셨는데 제자들은 겉옷을 벗어서 나귀위에 안장으로 올려놓았고 많은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예수님을 맞으면서


 “그들의 겉옷을 길에 펴고 다른 이들은 나뭇가지를 베어 길에 펴고 앞에서 가고 뒤에서 따르는 무리가 소리 높여 이르되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마21;8-9) 라고 외쳤다고 했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소리 지르고 환영했던 것은 예수님이 왕으로 입성하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로마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강력한 다윗의 왕국을 건설하리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혹시 지금 나도 예수님을 따르면서 이런 헛된 기대를 가지고 있지는 않는지?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들려왔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이 나오면서 마지막 예수님이 기도하실 때에 세 제자들이 기도하면서 졸았던 장소에 기둥 하나가 서 있습니다.




그곳 곁에는 만국교회가 있는데 그 이름은 카톨릭 소속의 성 프란체스코 종단에서 16개국이 재원을 마련하여 함께 건축했다는 뜻으로 지은 이름입니다.




이곳은 예수님이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를 드렸던 바위가 교회당 안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교회 뜰에는 오래된 감람나무가 있는데 한 때 예수님 당시에 나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탄소 측정법으로 조사한 결과 11-12세기의 것이라고 판정하였습니다.




교회당에 들어가니 희미한 불빛 아래에 사람이 아무도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나 혼자 기도할 수 있는 기회를 하나님이 몇 번 허락해 주셨습니다.



겟세마네 바위에 손을 얹고 무릎을 꿇고 뜨겁게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방문할 때마다 내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가 들려올 만큼 영적 흥분이 오래 계속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바위에 손을 얹으면 전기에 감점된 것 같은 강한 느낌이 내게 다가와서 나의 생명이 소성하는 감격을 누립니다.
깊은 기도의 세계로 들어가 스스로 기도의 집중력을 가지는 중에 주님의 피와 같은 땀이 흘러내리는 환영이 보이고 한참 동안 겟세마네에 동참하는 축복을 누렸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찾으시는 주님의 간절한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주위로 성도들이 줄줄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만국교회에 정면을 보기 위해서 도로로 나가자 건너편으로 스데반 기념교회가 보이고 모서리에는 마리아의 무덤교회가 보였습니다. 카톨릭에서는 마리아 승천교회라고도 부릅니다. 마리아 숭배 사상이 만든 이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기드론 시내를 건너서 예루살렘 성안으로 입성하게 되는데 사자의 문이라고도 하고 스데반의 문이라고도 하는 성문을 지나 성 안나교회에 들어가서 찬양을 함께 하고 기도한 후에 베데스다 못가를 둘러보았습니다.






38년 된 병자가 앉아 있었다고 하는 장소와 물이 동했다고 하는 깊은 곳에 물 샘을 바라보았습니다.


자비의 집이라고 이름 불렀던 이곳에 예수님이 찾아 오셨을 때, 자비와 사랑은 없고 인간의 이기심과 경쟁심만 가득 차 있는 세속 도시였습니다.



오늘의 교회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 중심에 서 있는 목회자인 내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나는 그래서 주님이 걸어가신 비아돌로로사의 길을 바라보며, 나의 십자가를 지려고 걸어 올라갔습니다. 그곳에다 나의 수치심과 연약함을 다 내려놓고 주님만 바라보며 나의 인생의 남은 길을 걸어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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